거 리
고중 2학년 1반 최숙미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마음과 마음지간이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도 마음과 마음지간인것 같다. 매일 딱 붙어다녀도 마음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저멀리 날아갈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와 엄마의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내가 초중에 입학해서부터인것 같다. 엄마는 내가 공부만 하기를 바랐고 나는 좀 놀기를 좋아했다. 엄마는 내가 인생을 빛나게 살기를 원했고 나는 즐겁게, 편안하게,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다. 우리 둘은 목표가 달랐다. 따라서 마음의 거리도 점점 멀어져만 갔다. 지금에 와서는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그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매일매일 한 밥솥안의 밥을 먹고, 한 정수기의 물을 마시면서도 나와 엄마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분명히 옆에 있는데 그 존재감을 느끼지 못한다. 용건이외의 말은 절대로 금지다. 좀 더 말하면 또다시 다투게 되니까. 한번은 싸우다가 엄마가 이렇게 말한적이 있었다. “너 정말 내 표준에서 점점 멀여져 가고 있는줄 알아? 정신차려!” 그 표준이 뭔지, 내가 표준과의 거리가 얼마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나와 엄마, 언제부터 이렇게 멀어졌을까…”하는 생각뿐이였다.
가금씩은 화기애애하게 같이 개그콘서트도 보면서 서로 때려가며 웃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상상은 상상일뿐, 추억은 추억일뿐, 현실은 잔인하다. 나와 엄마의 거리는 멀어지면 멀어져만 갔지 가까워 지지는 않았다.
한번은 괜히 공부가 하고 싶었다. 책을 펼치고 공부하고 있는데 엄마가 보고는 “거짓공부 할바에는 밀린 네 빨래나 해” 하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가는 것이였다. 확실히 이전에는 “거짓공부”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시험이 다가오는데도 내가 어찌… 화김에 책을 내팽개치고 도서관에 가서 못다본 책을 보았다. 근데 뜻밖에도 시험성적이 너무 잘 나왔다. 떳떳하게 성적을 내보이니 하는 말이 “괸찮게 쳤군. 근데 수학성적이 이게 뭐야? 복과는 하기나 했어? 돈을 얼마나 썼는데!”… 가끔씩은 이런 충고도 필요하지만 나에게는 항상 충고만 있었고 창찬은 없었다. 엄마는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것 같다. 잘하면 부족점만 찾아서 말하고 못하면 “욕세례”로 우리 둘사이의 길에 커다란 바위를 놓아 건너지도 못하게 한다.
아마도 엄마들은 다 이런가 보다. 자식과의 거리가 멀어져도 자식이 얼마나 미워해도 자식의 미래만을 생각해주는것 같다. 하지만 우린 아직 그런 깊은 도리를 인츰 알아채지 못하니까,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으니까 가끔씩은 “밀고 당기기”로 자식과의 거리를 좁혔다 늘였다 하며 두사람사이의 그런 뉴대가 탄탄하게 유지해줬으면 한다.
평어: 언어가 미끈하면서도 구수하다. 한참 자라는 딸애로서의 정감을 생생하게 잘 펼쳐준 글이다. “밀고 당기기”의 사랑방식을 원하는 작자의 소망이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난 글이다.
지도교원: 윤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