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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중부 조선어문 글짓기 공모시합 우수작품--아빠의 술잔

日期:2012-05-24

아빠의 술잔

고중 1학년 1반 리령

 

오늘도 아빠의 술잔에 눈이 간다. 아빠는 머나먼 이국타향으로 떠났지만 아빠의 술잔은 고스란히 테이블우에 놓여있다. 끼니마다 한잔씩 맛있게 마시고는 흐뭇하게 웃던 아빠모습이 떠오른다.

우리 아빠는 술을 아주 좋아하신다. 그러나 나는 술주정을 하는 아빠가 너무 싫었다. 어느날 하학하고 집으로 돌아가니 술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하고있었다. 내가 돌아온것을 보고 아빠는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면서 말했다.

“우리 보배딸 왔니? 힘들지, 사과 깎아줄가?”

“술에 취해서 칼도 제대로 못잡으면서 무슨 사과를 깎는다고 그래요, 됐어요, 먹고싶지 않아요.”

나는 화가 나서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아빠는 아무 일 없었다는듯이 히쭉 웃으면서 사과를 가지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글쎄 아빠가 사과를 칼등으로 깎고있지 않는가, 나는 너무 한심해서 “아빠, 됐다니까, 그리고 칼등으로 사과를 어떻게 깎아요?”하고 소리쳤다.

“오, 안그래도 사과가 왜 잘 깎이지 않는가 생각하고있었는데 칼등으로 깎고있었구나. 우리 딸이 이렇게 총명하니까 시험에서 4등을 하지. 잘했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 돼.”

아빠의 말을 듣고 나는 눈물이 왈칵 치밀어올랐다. 평소에는 1등을 도맡아하던 내가 4등으로 떨어져서 속상해하던 참인데 내 속마음도 모르고 성적얘기를 꺼낸 아빠가 너무너무 미워났다.

“아, 짜증나니까 빨리 나가세요, 빨리요.”

잠시후 엄마가 집에 돌아왔다. 나는 엄마한테 하소연을 하였다.

“아빠는 나를 관심해주지도 않고 매일 술만 마셔요, 미워죽겠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타일렀다.

“얘야, 네가 시험성적때문에 속상해하는걸 보고 아빠가 얼마나 안타까워했다고, 평시에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누구보다 너를 관심한단다. 너도 이젠 아빠를 조금이나마 리해해줘야 한다. 아빠는 이 집의 가장으로서 부담이 아주 크단다. 아빠는 너를 학교 보내려고 매일마다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있는데. 아빠가 술을 마시는것도 고통을 잊어버리려고 하는거야.”

순간 무엇에 찔린듯 했다. 가슴속에서 뜨거운것이 숫구쳐올랐다. 고독하게 창턱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빠, 무거운 생활고의 압력을 묵묵히 혼자서 감당하며 술로 가슴을 달래야 했던 아빠, 나는 그런줄도 모르고… 몇달후 아빠는 한국으로 떠났다. 일이 너무 고단하여 그렇게 좋아하시던 술도 끊었다고 한다.

아빠의 술잔에 아빠가 좋아하는 술을 차넘치게 부어올리고싶다. 아빠, 이 못난 딸이 부어준 감사의 뜻이 가득 담겨진 술을 마시고 부디 건강하셔야 해요. 고마워요, 아빠.

 

평어: 아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술잔에 부여하여 자연스레 표현한 글이다. 글 뒷부분의 차넘치는 술에서 아빠에 대한 차넘치는 감사의 마음을 엿볼수 있다.

지도교원: 홍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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