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꽃
2학년 3반 림립경
난 감사할게 무지무지 많다.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님, 곁에서 챙겨주고 보살펴주신 외할아버지、외할머니, 등뒤에서 지켜주고 같이 있어준 의젓한 친구들, 나쁜 사람도 적지 않지만 좋은 사람이 더 많은 밝은 세상, 그리고 힘들어도 꾹 참고 견뎌주는 락관적인 나 자신에게도 항상 감사의 뜻을 표시한다. 특히 내 마음속 깊숙이 자리잡고있는 나만의 할매꽃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싶다. 맞다, 할미꽃이 아니라 “할매꽃:.
지금도 영낙없이 할머니생각이 난다. 할머니의 무성한 곱슬단발머리, 작고 동글한 포도알같은 눈, 부드럽고 자상한 미소, 주름이 자글자글한 볼… 난 안다. 손자손녀들 키우시느라고 남겨진 세월의 흔적이라는것을. 그런데 요즘들어 할머니가 정말 걱정되고 근심이 든다. 예전의 할머니는 허리가 아무리 아퍼도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늦게까지 일거리를 찾아하셨고 쏘파에 잠시 앉아있는 틈을 타서라도 뜨개질을 만날 하셨었다. 조금 쉬어가면서하라고해도 자기 고집대로만 하시던 할머니였는데 … 그동안의 피로가 쏟아진것인지 아니면 체력이 바닥난것인지 요즘 할머니는 잠시 앉아있지 못하고 누워만 계신다. 성성하게 움직이시던 할머니가 일어서지도 못하니까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괴여오른다. 진짜 그러시면 안되는데, 안되는데…종일 누워계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순간 죄책감이 내 목을 조여온다.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정신없이 놀면서 집에 전화 한통 없었던 내가 걱정되서 추운 겨울에 잠옷바람으로 집앞에서 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던 할머니, 맛있고 따뜻한 밥을 한입만 더 먹여보내기 위해 몸이 아무리 편찮으셔도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밥상을 챙겨주시던 할머니, 내가 쓸데없이 짜증을 내도 다 받아주신 할머니. 나는 이젠 이런 할머니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왜 나까짓거한테 그렇게 잘해주셨는지. 모질게 굴고 힘들게만 했던 나인데. 할머니가 한푼이라도 아낄려고 음료수병 하나두개 모을 때 나는 밖에서 백원、이백원 물쓰듯 써버렸고 할머니가 허리아파서 고통스러워하시면서도 공부 잠시라도 더 하라고 내 속옷, 양말까지 빨아줄 때 나는 공부하는척하며 이불속에서 핸드폰게임이나 했는데… 나는 내 자신이 싫다.
이제부터 죽도록 공부 열심히 할것이다. 그리고 출세하여 할머니 모시고 효도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것이다. 꼭. 나는 영원히 나의 할매꽃을 사랑한다, 그리고 나만의 할매꽃에게 감사를 드린다.
[평어] 순박하고 진실한 언어로 할매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할매꽃을 사랑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감칠맛나게 엮었다.
지도교원: 김인숙